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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사 3. 책 읽기.

나의 부족한 감상문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윤현준 지음

나의 부족한 감상문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윤현준 지음을 읽고.


"공간을 이해하고 공간의 균형을 찾아가야 할때"


 며칠전, 페이스북에서 알쓸신잡2 움짤을 보는데, 세계 유명건축물을 위치에너지로 환산하여, 당대 권력 지위를 나타내는 수단으로 얼마나 많은 에너지가 동원되어서 지어졌는지를 숫자로 나타내며 설명해주는 영상을 몹시 흥미 있게 봤다. 참 신선한 생각 같았다.

그리고, 지난 주말 교보문고에 들렀는데 마침 유현준 교수의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가 인문 베스트셀러 리스트에 올라와 있는것을 보고, 

그 영상에 관한 에기가 이 책이야기구나 싶어 바로 들고 구입해서 나왔다.



이 책은 15장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장마다 우리가 결핍을 느끼는 이유와, 생활양식 변화에 따라 유기체처럼 변형되어 온 건축물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나역시, 문돌이로, 공학적인 지식은 부족하지만, 이 책은 단순한 산식, 역사, 생활양식을 통하여 아주 논리적으로 건축물이 우리 생활에 미치는 영향, 우리 생활 변화에 따른 환경의 변화를 재밌게 설명해주는 책이다.


OffSET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다?  우리는 얻은 것에 비해 생각보다 많은 것을 잃고 있었다. 

그것을 인지도 못한 체.....

나는 시골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란 친구들보다 보다 많은 공간을 사용할 수 있었다. 우리집 마당은 사시사철 변했다. 봄에는 농사를 준비하기 위한 씨앗을 기르고, 여름에는 복숭아등 과일을 따서 궤짝에 쌓아두고, 가을에는 들에서 베어온 벼를 말리고, 겨울에는 겨울내내 소의 식사가 되어줄 짚단을 한가득 쌓아 두었다. 그리고 집 밖의 공간도 마음껏 이용했다.  겨울에는 꽁꽁 얼어붙은 냇가에서 스케이트를 타고, 여름에는 물놀이하고, 골목에서 공놀이하고, 모든 곳이 놀이터였다. 

그래서 당시 한옥집의 전용면적은 지금 도시의 33평형 아파트에 비하지도 못할 만큼 작은 공간이었는데 전혀 좁은줄 모르고 자랐다.

나는 특히 형제가 많아서 어릴때 한방에서 여럿이 자고 지냈는데 전혀 불편한게 없었다.

그래서인지, 처음 마주하게 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불편하지 않고 재미난다.

 

하지만, 현대의 한국의 건축물들은 폐쇄적인 면이 많다. 대표적인 것이 아파트다. 특히 요즘은 단지 출입문까지 꽁꽁 닫혀있다. 현관문 속에도 거실에서 방으로 들어가면 각자만의 공간을 이룬다. 방해받지 않는 프라이빗 한 공간은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는 온통 이러한 공간에서 시간을 보낸다. 그래서 가족들도 다같이 이야기 할 시간은 줄고 각자의 방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는다.

마당과 같은 다양한 환경의 변화는 대형 TV가 대신하고 있다. 소통은 SNS와 카톡 그리고, 어두컴컴하고 시끄러운 클럽이다. 

요즘은 정말로 특정한 집단에 소속되지 않고는 관계를 형성하기 정말 힘든것 같다.


예전에는 도시의 주택에도 옥상에 온통 빨래들이 널려있고, 내리쬐는 햇볕으로 채광을 했다. 남들이 내 우리집 빨래를 봐도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요즘은 좀 달라진 것같다. 빨래는 일상인데, 남에게 보이면 치부라고 여겨지는 것같다.

알게 모르게, 우리가 만든 환경적 조건에, 생활방식도 매우 크게 영향 받고 있다.

좌물쇠가 없으면 불안한 사회가 된것이고, 누군가 조금이라도 내 영역에 들어오면 불편하게 느껴진다.


마당있는 집에서 살고 싶다. 그리고 아기자기 하게 꾸며나가고 싶다.

마당에서 화초를 기르고, 멋진 세퍼트를 키우는게 내꿈이었다. 대학때까지, 하지만 취업을 하면서, 대학시절 비하면 아주 큰돈을 매일 버는데 맨날 머릿 속은 '돈돈돈'이었다. 그래서 닭장이라 한들 가격이 오르는 건 아파트 뿐이구나 해서 30대인 지금까지 아파트만을 꿈꿔왔다. 허전함을, 물질로만 채우려고 했던 거다. 심지어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을 때도, 7:3 5:5이렇게 암암리에 비율을 생각 했던거 같다. 하지만, 집은 나만의 공간(나혼자 지내는 공간이 아니라, 나를 드러낼 수 있는 공간)만들고 싶어졌다. 사람은 헌사람이 좋다는 말이 있듯 건축물도 살아있는 유기체와 같다고 필자는 말하였다. 그말에 무척 공감갔다. 우리의 풍조에는 '헌것은 좋지않고, 새것은 좋다'라는 생각이 널리 퍼져있는 것같다. 뭐든 조금 마음에 들지 않으면 조금씩 개선해나가면서, 맞추기보다는 없애고 다시 하려는 것같다. 그래서 조금만 낡아 마음에 들지 않으면 쉽게 버리고, 쉽게 헤어져 버리는 것같다. 

사랑하는 사람과, 마당있는 주택에서 마당도 아기자기 하게 꾸미고, 낡은 부분이 있으면, 개선해나가면서 온전한 우리의 공간을 만들어 보고 싶다.




우리는 6.25이후 급격한 근대화를 맞으면서, 실용성을 선두에 두고, 여러 아름다움을 포기하고 살아 온것 같다. 그 갈증을 풀기위해 해외로나가고, 뷰 좋은 카페에가서 시간 보내기를 즐기는 것 같다. 조금 씩 조금 씩, 마음을 열고, 공간도 그렇게 변화시켜 나간다면, 환경도 세상도 좀더 친근 해질 수 있을 것같다.


이 책은, 근대의 건축풍조로 인해 간과하고 놓치는 것들을 날카롭게 꼬집는다. 그리고 건축물과 환경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아주 논리적으로 설명해준다. 그리고, 나의 건축, 환경에 대한 시각을 열어주고, 틀에짜인 생각을 상기 시켜주었다. 문돌임에도 불구하고 무척 재밌고 흥미 있는 책이었다. 덧 붙여, 책 중간중간 나오는 여러 건축물, 광장, 공원 등의 사진도 너무 멋쪘다.